열정에 기름붓기(feat. 실패)
- ● 소소한 일상 Daily Life/나의 이야기 My Story
- 2019. 5. 23. 23:56
요즘 들어 열정이란 단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여태까지 내가 정말 열정을 가지고 무엇을 한 적이 있을까 하고요. 가만히 앉아서 골똘히 생각해봐도 어떤 것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한 적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했다면 이렇게 회사를 다니면서도 뭐하나 이뤄놓은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진 않겠죠. 사실 살면서 잘 접하지도 못한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가 일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 뿐만 아니라 그 외적인 것들을 다 포함해서라도 제 스스로 성장했다고 할 만한 무언가가 없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저를 과소평가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내린 결론이 맞는 걸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한 번씩 해본다면 이건 그냥 단순히 현타가 온 것일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름 열심히 한 적도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무작정 반복해서 성적도 자랑(?)할 만큼 나와 봤고 고등학교 때는 드럼에 빠져서 입시준비까지 2년을 하다가 국소성 이긴장증이라는 불치병이 와서 그만둬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능까지 8개월이 남은 상태에서 고등학교 내신은 중간 언저리밖에 되지 않아 아예 수시원서는 1장도 쓰지 않고, 수능공부만 매달렸던 적도 있습니다. 간신히 경기도에 있는 대학에 갔지만 인지도가 있던 것도 아니고 중요한 것은 제가 좋아하는 전공이 아니었다는 게 큰 오점인 것 같네요. 그래도 신기하게 장학금을 받은 적도 있네요... 그렇다면 저는 열정이 없던 게 문제일까요? 아니면 그 외 다른 문제가 지금 이렇게 현타를 오게 하는 걸까요?
변명을 해보자면 저희 집 사정이 고등학교 때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 용돈은 고사하고 급식비를 때맞춰 낸 적이 1년 중 1~2번 이었으니까요. 중학교 때는 학원 다니는 것도 좋아해서 한 번도 안 빼먹고 갔었죠.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중3 여름부터 다니지 못했습니다. 사실 드럼도 말이 입시 준비지 정식학원도 아니고 그냥 잘 치는 분이 본업은 따로 있고 취미로 3~4명 가르치는 곳에서 싼 맛에 배우고 있던 거예요.
그러다보니 무얼 하고자하는 의욕이 저도 모르게 줄어든 것 같습니다. 이래서 못하고 저래서 못하는 상황이 자주 오다보니 의도치 않게 제 스스로 주문을 걸어버린 것 같네요. 대학도 남들 다 가니까 가긴 갔고 남들 다 졸업하니까 졸업은했는데 얻은 건 졸업장뿐인 것 같습니다.ㅎㅎ
그래서 대학졸업하고 나서도 그냥 평범하게 회사나 다니자는 생각으로 취업을 했고, 그렇게 평범하고 무난하게 회사생활 4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이야 외부적 환경이 영향을 많이 끼치지만 회사생활을 하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지금은 더 이상 변명거리를 만들기에는 양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젠 두려움을 이겨내고 독자적으로 일어서보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열정을 가지고 할만한 것부터 찾아야겠죠. 그 시작이 블로그이고 점차 가지를 뻗어갈 생각입니다. 물론 중간에 실패를 각오해야겠죠. 그러나 여태 그거 때문에 열정을 갖는 게 두려웠던 만큼 실패를 얻더라도 대신 열정도 얻어보려고 합니다. 간간히 저의 도전(열정)들과 실패들을 올릴 테니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