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을 통한 시간의 존재이해.
- ● 소소한 일상 Daily Life/추억 모으기 Memory
- 2019. 1. 29. 22:00
시간이란 것이 참 무섭습니다. 잠깐 돌아서서 확인해보면 금세 한 달이, 일 년이 지나있습니다.
그 지나있는 시간이 더 무서운 것은 리셋(reset)되지 않고 축적이 되어, 어느새 5년, 10년이 돼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잘 지내다가도 이 무서움을 느끼게 되는 순간은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날 때 인 것 같습니다.
많이 변해있는 모습을 보더라도, 또는 그 반대의 모습이더라도, 지나온 시간을 되짚어보며 인사를 하니까요.
2019년 1월 26일은 지나온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군대를 전역한지 6년이 조금 지나서, 오랜만에 동기, 선임, 후임, 그때의 간부님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2~3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저는 이번이 처음이었죠.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게 뭔줄 아세요? 보자마자 인사를 나눌 땐 어색했지만, 그 때 뿐이었습니다.
밥을 먹는 내내, 장소를 옮겨 또 얘기를 하는 내내 우리들은 군대시절을 회상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여성분들은 1도 재미없겠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군대시절 유대감으로 뭉친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재밌는 얘기가 없네요.ㅎㅎ
맛있게 저녁을 먹고, 소재가 고갈되지 않는 이야기를 뒤로 한 채 새벽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들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감사했습니다. 어리기만 한 줄 알았던 청년들이
이래저래 바쁘게 살고, 결혼도 하며 지내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만남을 회상하니 즐거움과 두려움이 공존하네요.
전역을 한 것도, 복학을 한 것도, 직작생활을 한 것도 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네요.
시간이란 것은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고 일정하게 가기 마련인데,
돌이켜 보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간 거 같을까요? 기분 탓이라고 하기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어떠한 요인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요? 행여 그 이유를 찾더라도,
시간을 더디게 할 수도 멈추게 할 수도 없는 이상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어쩌면 인생을 사는 내내 이러한 감정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시간 참 빨리 간다” 라는 허무함을 가져야 할지,
아니면 그렇게 빨리 지나간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져야할지.
전자도 후자도 썩 내키지 않기에, 최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그때의 추억을 기분 좋게 회상하는 것이 심신에 훨씬 좋지 않을까요?
어차피 불가항력인 시간을 가지고 내 감정을 소비해봤자 힘들기만 할 테니까요.
오랜만에 만난 인연들을 통해 또 다른 좋은 추억을 만들었지만, 시간이란 존재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승화시킬 요인도 얻었기에, 오늘은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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