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장판 폭발로 인한 깨달음
- ● 소소한 일상 Daily Life/추억 모으기 Memory
- 2019. 2. 19. 22:55
4년 반을 함께 해온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제가 어려울 때
특히 추울 때 많이 도와준 친구입니다.
늘 저에게 따스함을 제공했으니까요.
이 친구만 있다면 저는 외롭지도
춥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디선가 갑자기 펑! 하고 소리가 나서
주위를 둘러봤는데 아무런 변화도 없었습니다.
뭐지 한참을 생각하고 있는데
자기 전 켜놓은 전기장판이 생각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온도조절 불빛을 들여다보니
불이 꺼져있네요...
4년 반을 함께 해온 이 친구는
그만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2만 원대에 저렴하게 사서 잘 쓰고 있었는데
이렇게 갈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전기장판 폭발사건 혹은 화재가
남의일만은 아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제가 집에 있었으니 망정이지
만약 깜빡하고 켜놓고 갔다가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불이 났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차피 운명을 달리한 거
내부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분해해서 살릴 수 있으면 좋은 거고
아니어도 그만이니까요.
분해해서 내부를 살펴보니
일단 그날의 흔적들이 보였습니다.
이러한 잔해들이 널브러져 있더라구요.
이정도 잔해면
작은 폭발은 아니었겠구나 생각이 드니
더 오싹해졌습니다.
물론 폭발 당시에는 소리만 크고
어떠한 화재가 일어날 것 같진 않았지만,
다시금 잔해들을 살펴보니 오금이 저리네요.
전선들이 연결된 보드(?)를 살펴봤습니다.
어디서 폭발이 생긴 거지 한참을 살펴보니
저기 보이는 FUSE가 터진 것 같더라구요.
저기에 있던 유리막 같은 것이
전기과부하 또는 그 밖의 다른 이유에서
터진 듯 합니다.
이거는 뭐 소생이 불가능 할 것 같아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향했습니다.
4년 반을 함께 해 온 이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가버리면 보일러를 켜야 하는데....
한달만 더 버텨주다 가지... 야속하네요.
이제와서 전기장판을 사기에도 애매하고요.
남은 겨울은 그냥 보일러로 버티려 합니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전기장판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생활에 유용한 물건인건 틀림없지만,
때로는 우리를 위협하는 물건이기도 한 것은
자명하다고 봅니다.
저는 정말 감사하게도
제가 집에 있을 때 터진 거지만
만에하나 켜놓은 상태로 나갔다가
이런일이 발생했다면 화재가 날 수도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혹시 전기장판 켜놓고 나가는 것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신 분이 있다면
저의 일을 계기로 꼭 끄고 나가는 거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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