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남는 것은 무엇일까.

우연히 어렸을 적 썼던 일기장을 들춰보았습니다. 참 유치하기 그지 없더군요......

그래도 읽는 내내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억들을 토대로 옛날을 회상하고 나니, 그것만큼 남는것도 없네요.

학창시절엔 공부한다고 아니, 학교를 가야만 하니 어쩔 수 없이(?) 공부한다고 바쁘게 살았던 것 같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사회생활 한다고 바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바쁘게 살아서 그런걸까요?

딱히 돈을 많이 모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할 만한 사진을 모아둔 것도 아니고,

먹는 걸 좋아해 맛집을 찾아 다니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에게 남아있는게 딱히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참 씁쓸하더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저는 바빠서 남아있는게 없는게 아니라, 애당초 남길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습니다. 귀찮다는, 힘들다는 합리화로 하루하루를 물 흐르듯 보내고 있었던 것이죠.

좀 더 아껴서 한푼이라도 모았다면 더 모았을 것이고, 어디 갈 때 마다 사진한장이라도 더 찍었다면 사진을 모았을 것이고, 맛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기록해 두었다면 맛집 인프라를 구축했었겠죠.

 

참 많이 고민 했습니다. 살면서 무엇을 남기면 내게 소소한 행복을 줄 수 있을까? 어렸을 적 일기처럼요. 그게 바로 저의 날마다의 기록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비록 초등학교 때의 일기였지만, 그 일기를 읽고 난 후에 감정은 글자에 담아내기 어려운, 어떻게 표현해야 가장 잘 전달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야 하는 그런 류의 감정이었습니다.

그만큼 가치있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저는 저의 삶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그날의 평범한 기록이 될 수도 있고, 특별한 곳에 가서 찍은 사진이 될 수도 있고, 맛있는 식당에 가서 먹은 음식일 수도 있겠지요.

뭐든 좋습니다. 저의 삶을 남겨서 훗날 다시 들춰 보았을 때, 초등학교 때의 일기를 읽은 것처럼 미소짓는다면, 제가 설정한 목표는 성공입니다.

 

 

왜 이렇게 강박하게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몇 만원 덜 쓴다고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뭐하나 이뤄 놓은게 없어서 스트레스 받아도 갑자기 없던 자격증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늘 뭐에 그렇게 쫓겨 살았는지, 여유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을 다 아실 겁니다. 그가 실제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에게 8시간의 나무를 벨 시간이 주어진다면 6시간은 나무를 가는데 쓰겠다

어떠한 일을 하려고 할 때, 준비도 필요하며, 힘들 땐 쉬기도 해야 하고, 중간에 배고프면 밥도 먹어야 한다는 말이겠죠. 8시간을 쉬지 않고 나무를 베려고 한다면 금방 녹초가 될 것입니다.

 이제 저는 적당한 여유를 지녀보려고 합니다. 더 나아가 저의 삶을 이 공간에 남김으로써 훗날 차 한잔 마시며, 초등학교 때의 일기를 본 감정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